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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8-이연실 <찔레꽃> "깊어가는 가을 밤에......"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보면 출출해져 온다. 가을은 식탐의 계절인가? 깊어가는 가을의 밤은 어떤 맛일까? 호들갑떠는 여자들의 옷차림에 하루 종일 정신줄 놓아버렸던 두 눈알을 열심히 마사지하며 봄 소풍 준비에 여념이 없던 꽃향기 아싸한 깊어가는 봄 밤의 달콤한 맛(10대). 모닥불을 피워놓고 사라져가는 낮과 젊음을 아쉬워하면서 청춘의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하며 보내는 여름 밤의 끈적끈적한 맛(20대). 눈발만 날리는 심심한 겨울밤을 못견뎌하는 친구로부터의 전화를 받고 뭐 좀 심심풀이 땅콩같은게 없을까하는 호기심에 찾아간 친구네 집의 서늘한 거실에서, 장작불 앞에 둘러 앉아 시려오는 등짝의 짜리함과 화끈거리는 가슴팍의 양면성을 인간의 두가지 얼굴로 이해하며 연설을 하는 친구의 개.. 2020. 11. 20.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7- 김광석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연재를 처음 시작할 때엔 수 많은 대중 가요 중에서 가을에 생각나는 노래 몇 곡 선정한 다음 나의 추억과 맛물린 이야기와 그동안 정리해 놓은 노래 이야기를 엮어서 이 가을을 따뜻하게 보내고자 하는 목적이 첫째요 내가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가수들의 이야기를 알리려는 것이 그 다음이었다. 글을 쓰면서, 그 동안 부를 기회가 없어 잊고 있었던 노래를 들으며 행복했던 것도 사실이었고... 쓰다보니 내 위주가 되어버려 다른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이긴 하나 내 스타일이 아닌 노래,이를테면 패티김의 ,김상희의 , 최헌의 같은 노래는 건너 뛰고 말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자라난 때가 통기타 시절이어서 위의 예로 들은 노래를 많이 부르지 않았던 것이 이유가 되겠다. 이 글이 주관적이 될 수.. 2020. 11. 16.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6-김의철 <마지막 교정> 추억은 잘 말리면 얼큰한 찌개가 된다. 대충 말려도 먹는덴 지장이 없지만 깊은 국물맛은 우러나지 않는다. 개인의 사사로운 지나간 흔적에 불과한 영상들을 맛깔나게 우려내기 위해선 그리고 추억이란 그물로 낚아내기 위해선, 먹음직스런 곶감이 탄생하기 위해 적당한 햇빛과 바람과 정성이 필요하듯, 몇가지 각색들이 필요하다. 옛날의 뛰놀던 금잔디라는 동요를 부르면서 '예전에 금잔디가 어디 있었나,그냥 잡초밭이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뚜껑을 열어버린 콩나물 국처럼 추억은 비릿해진다. 수십번도 더 불러본 나훈아의 노래 가사처럼 고향의 물레방아는 아직도 돌고 있다고 생각해야 군침이 도는데,이끼만 잔뜩 낀 아랫 동네 김씨네 방아갓을 생각한다면 일찌감치 밥숟가락 놓는게 상책이다. 학창시절로 채널을 돌려도 맛을 내기 위해선 정.. 2020. 11. 10.
Oldies But Goodies - Jim Crose <Time in a Bottle> 가제트는 기타를 3살 터울인 동생에게서 배웠다. 동생은 초등학생 때 이미 기타를 어느 정도 칠 줄 알았고 중학생 때는 밴드를 조직할 정도로 그 방면에서는 뛰어난 자질을 보였기 때문에 동생한테 배우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기타를 치는 솜씨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 이를테면 누가 노래를 부르면 대충이라도 코드를 잡고 반주가 가능해졌다면 그 다음 단계는 아르페지오로 간주등을 넣는 것이다. 그러니까 반주가 가능한 실력이 되었을 때 Jim crose의 이 노래 을 도전해 보고 싶은 욕구가 들기 시작했다. 곡도 좋았지만 짐 크로스의 기타 연주가 나를 자극했기 때문이었다. 당시만해도 악보 구하기가 어려워 직접 들으면서 해야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많았으나 열심히(?) 노력한 끝에 어느 정도 반주와 간주를 하게 되.. 2020. 11. 6.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5-김민기 <가을 편지> 한바탕 가을 눈(雪)에 곤혹을 치룬 캘거리안들의 입에 날씨 이야기가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주렁주렁 달려있다. 차라리 편지나 쓰지. 외로운 여자에게 또는 헤메인 여자에게 아니면 모르는 여자에게... 그렇게 쓰고 지우고 다시 쓰던 편지를 더 이상 쓸 수 없음인가? 겨울로 변신했다가 다시 가을이 되어버린 철없는 계절의 장난에 흔들려 더 이상 연필이 손에 잡히지 않음인가? 노래로 대신 편지를 써보자.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메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최양숙은 서울대 음대.. 2020. 11. 2.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4-이용 <잊혀진 계절> 이제 다음의 노래를 언급하지 않으면 안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무슨 명절이 된듯한 10월의 마지막 날에 반드시 들어줘야만 되는 노래. 이용의 . 뭘 잊어버렸는지 한 번 감상해 보자.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은 내 취향의 노래는 아니지만 이 곡을 선곡한 건 10월의 마지막을 이 노래를 들으며 다같이 지내야만 되는것 아니냐는 일종의 의무감(?)이 많이 작용했다. 그 보다 좀 재미있는 건 원래 가사는 9월인데 10월로 바뀐 사연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추려보면 1980년 9.. 2020. 10. 30.
80년대 팝송-Lipps Inc-Funky Town 80년대는 혼란의 시대,격랑의 시대이기도 했으며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시대이기도 했다. 군부 쿠데타로 인해 매일 데모가 열리고 새로운 것들이 마구잡이로 들어오던 시대. 프로야구가 시작되었고 컬러TV가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음악에서는 디스코 돌풍이 불었다. 1학년이 되자마자 시작된 데모에 적응하랴, 디스코 배우랴, 틈 나는대로 당구치면서도 각종 잡기에 시간 할애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오늘 소개하는 팝송이 바로 각종 잡기 중 으뜸으로 치는 화투 칠 때 첫 판부터 돈 따는 놈에게 퍼부었던 저주(?) "첫 끝발이 개끝발"의 "첫 끝발"로 시작하는 Funky Town이다. 영어 가사를 제대로 구할 수 없었던 당시에는 이렇게 우리 말과 대충 비슷한 가사가 나오면 그걸 우리 말에 맞게 개악해서 부르기도 하였는데 .. 2020. 10. 28.
눈 온 아침 일주일 내내 부슬부슬(?) 눈이 내리더니 어제 저녁 왕창 퍼분 후 맑게 갠 토요일 아침 추운데 밖은 눈부시게 빛난다. 데크 위 테이블 위 눈은 흰빵. 먹으러가자 동네 아이들은 언덕 에서 눈 썰매를 타고 한 남자가 공터에서 스키를 타다 나오고 있다 앞마당에 핀 빨강 열매 위에 쌓인 눈이 아름답다. 겨울이다 2020. 10. 25.
노란 단풍 구경 알버타 단풍의 특징은 빨강색이 없고 오로지 노란색의 향연. 근데 그 노랑색도 여러가지여서 꽤 볼만하다는 거. 캘거리 우리 집에서 1시간 정도 남쪽의 작은 읍같은 동네 Turner Valley 에서 20분 정도 더 가면 Sheep Valley Provincial Park이 넓게 펼쳐져 있고 군데 군데 테이블과 화장실이 있고 여러 trail이 있어서 산책과 등산을 하기 좋음. 마눌과 2,3시간 걷다가 옴 2020.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