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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4-이용 <잊혀진 계절>

by 가제트21 2020. 10. 30.

이제 다음의 노래를 언급하지 않으면 안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무슨 명절이 된듯한 10월의 마지막 날에 반드시 들어줘야만 되는 노래.

이용의 <잊혀진 계절>.

뭘 잊어버렸는지 한 번 감상해 보자.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잊혀진 계절>은 내 취향의 노래는 아니지만 이 곡을 선곡한 건 10월의 마지막을 이 노래를 들으며 다같이 지내야만 되는것 아니냐는 일종의 의무감(?)이 많이 작용했다.  

 

그 보다 좀 재미있는 건 원래 가사는 9월인데 10월로 바뀐 사연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추려보면 1980년 9월의 어느날, 술에 약한 작사가인 박건호씨가 그동안 사귀던 여자에게 헤어지잔 말을 하려고 술을 겁없이 먹고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결국 '사랑해요'라는 말을 내던지고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왔던 경험을 가사로 적은 것인데, 앨범의 발매 시기가 10월로 늦춰지는 바람에 9월의 마지막 밤이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둔갑되어 버린 참으로 눈물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이다.

(이 이야기는 음악 평론가의 블러그에서 오래 전에 봤는데 지금은 그 평론가 이름을 잊었음. 성이 "최"라는 것만 기억함)

 

그리고 얼마 전(10월 10일)에 방송 된 <불후의 명곡>에 이용씨가 나왔는데 <국풍 81>에 나왔을 당시를 회상하며서 말한 것이 기억난다.

당시 이용씨는 고(故)길옥윤 작곡가의 문하생으로 있었으나 상의도 없이 참가했다가 참가곡 <바람이려오>로 금상을 타는 바람에 갑자기 알려지게 되어서 길옥윤 작곡가에게 죄송하다고 했는데 길 작곡가는 괜찮다고 하였다는 야그.

당시 문하생은 그 작곡가를 통해서 데뷔를 해야하는 관행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

  

어쨌던, 그렇게 1달 후로 변해 버린 마지막 밤에, 유독 10월에 슬픈 사연이 무지하게 많은 사람처럼 또는 10월에 헤어진것처럼 생각되는 이미 남의 아내가 되어 버린 여자를 굳이, 일부러 생각해가며 목이 잠기도록 열심히 이 노래를 불러 제꼈으니 이것이 더 어처구니 없다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떠랴?

이젠 이조차도 하나의 가을 추억인것을....

그렇게 뒤바뀐 10월의 마지막 밤이 있기에, 다가오는 그 날 밤은 이제 오빠라 부르기엔 어색하지만 목소리만큼은 가을에 아주 잘 맞는 이용씨에게 감사하며, 그리고 술에 약한 박건호씨에게도 딱 한잔의 건배를 청하며 다 같이 불러보는 그런 음악 명절의 한 밤으로 만들면 어떨까...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다른 영상들도 있으나 오래 전 영상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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