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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래4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10-최헌 <가을비 우산속> 캘거리의 가을과는 다르게 한국의 가을은 추적추적 비가 곧잘 온다 태풍과 무더위로 끈끈하게 이어졌던 한국의 여름을 헉헉거리며 버텨낸 사람들은 가을의 단풍과 시원함을 가슴으로 느끼지만 때때로 적셔오는 빗줄기는 가슴을 촉촉하게 만든다 봄비에 대한 노래도 있고 겨울비도 있지만 비는 가을에 내려줘야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음은 바로 그 촉촉함 때로는 축축함 때문이리라 봄비가 첫 키스의 설렘과 비견된다면 가을비는 이별의 키스와 같은 것일까 가을비를 맞고 걸을 때 몸을 부르르 떨게 하는 그 스산함이 이별할 때의 그 느낌과 비슷한 것이리라 봄비가 피어나는 꽃 봉오리와 파릇하게 올라오는 나뭇잎에 맺히는 생명의 떨림과 더불어 내려오는 퐁퐁 튀는 분위기라면 가을비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가을비.. 2020. 11. 24.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3 -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꺼야 산울림. 팝송에 비해 깔보고 있던 한국의 대중 음악에 대한 나의 생각을 뒤집기로 한판승을 거둔 세 명의 김씨 가수. 그래서 세계는 넓고 내가 아는 것은 좁쌀만큼도 안된다는 걸 산을 아름답게 울려서 알게 한 고마운 사람들. 가을에 불러 보는 노래에 를 굳이 집어 넣은 이유는 역시 산울림을 말하기 위함이다. 가을과 관련된 산울림의 노래가 있기는 있다. '소슬 바람 가을에 그댈 만났지..'로 시작되는 가 그것이지만 난 산울림을 만난 그 해 겨울을 말하고 싶다. 1978년 초로 기억되는데, 내 동생이 사온 한 장의 음반,. 중학생 시절부터 즐겨 부르던 나 류의 통기타 음악 또는 서투르고 여린 고등학생의 감성을 어루 만져주는듯한 감미로운 팝송에 빠져 있던 내 음악 세계를 뒤집으며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듯 영혼을 뽀.. 2020. 9. 25.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2 8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중에서 조용필과 이문세를 빼놓고 말한다면 할 말이 별로 없다. 가을 노래 두번째로 택한 가수가 이문세.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얼룩진 시대를 살았던 젊은이들의 가슴을 그들의 언어로 따뜻하게 위로한 이문세와 고(故)이영훈을 이 시간에 잠시 추억하는 것도 가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이 글의 주제가 가을에 대한 노래이기에 이문세와 이영훈이 같이 작업한 그들의 탁월한 앨범인 (난 다 샀다)을 다 이야기 할 수 없는것이 많이 아쉽지만.... 가을과 관련된 이문세의 노래 중에 생각나는 것은 '가을이 오면'과 '시를 위한 시'인데 '가을이 오면'은 그 가사 중에 '가을'을 빼고 '봄'을 바꿔 넣어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가을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 사랑하는 감정을 가을에 끼워 맞춘 .. 2020. 9. 24.
가제트가 가을에 불러 보는 노래 1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연작은 가제트가 속한 문인협회에 몇 년전 올린 글인데 티스토리 시작하고 다시 가을이 되어 여기로 옮겨본다. 티스토리가 가제트 글들의 창고가 될 것이기 때문에... 옮기면서 좀 수정을 가했다. ============================ 가을은 뭔가 좀 어색한 계절이다. 여름의 길고 뜨거운 햇빛에 들떠있다가 발 밑에서 펄럭이는 노란 나뭇잎을 보고 '어! 가을이네'라고 느낄 때면 가슴은 이미 찬 공기에 쪼그라져 있고, '이 가을을 어떻게 지내나' 보다 ' 올 겨울은 어떻게 보내나'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싸리눈처럼 흩날리기 시작한다. 캘거리처럼 기나긴 겨울과 짧은 가을을 가지고 있는 북쪽 동네에 살다 보면 찬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당장 여름 옷들을 접어 장롱 속에 넣어 놓고 옷장.. 2020.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