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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부르는 노래10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10-최헌 <가을비 우산속> 캘거리의 가을과는 다르게 한국의 가을은 추적추적 비가 곧잘 온다 태풍과 무더위로 끈끈하게 이어졌던 한국의 여름을 헉헉거리며 버텨낸 사람들은 가을의 단풍과 시원함을 가슴으로 느끼지만 때때로 적셔오는 빗줄기는 가슴을 촉촉하게 만든다 봄비에 대한 노래도 있고 겨울비도 있지만 비는 가을에 내려줘야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음은 바로 그 촉촉함 때로는 축축함 때문이리라 봄비가 첫 키스의 설렘과 비견된다면 가을비는 이별의 키스와 같은 것일까 가을비를 맞고 걸을 때 몸을 부르르 떨게 하는 그 스산함이 이별할 때의 그 느낌과 비슷한 것이리라 봄비가 피어나는 꽃 봉오리와 파릇하게 올라오는 나뭇잎에 맺히는 생명의 떨림과 더불어 내려오는 퐁퐁 튀는 분위기라면 가을비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가을비.. 2020. 11. 24.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9- 송창식 <날이 갈수록> 가끔 가을을 독하게 타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날씨가 우울하거나 손님과 다투거나 할 때이다. 그럴 때는 가을 냄새 물씬나는 노래를 한 곡 듣는 것이다. 그러면 가을 가을 밤은 깊어만 가고 우리 맴은 점점 짙어갈 것이다. 아니면 말고... 은 당시 연세대 학생이던 김상배가 작곡한 곡인데 대학촌에서 제법 유명한 곡으로 많이 불리워 지고 있었던 곡이다. 군 제대 후에 좋아했던 여학생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것에 대해 곡을 만들어 부른것이 연대생들 사이에서 유명해지면서 당시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자주 불려졌는데 그만 하길종 감독과 그 영화팀의 귀에 들어가면서 졸지에 영화 에 삽입되는 행운을 만났고 송창식과 김정호에 의해 불려지면서 지금까지도 애창되는 곡으로 남아 이 글에도 등장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 2020. 11. 23.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8-이연실 <찔레꽃> "깊어가는 가을 밤에......"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보면 출출해져 온다. 가을은 식탐의 계절인가? 깊어가는 가을의 밤은 어떤 맛일까? 호들갑떠는 여자들의 옷차림에 하루 종일 정신줄 놓아버렸던 두 눈알을 열심히 마사지하며 봄 소풍 준비에 여념이 없던 꽃향기 아싸한 깊어가는 봄 밤의 달콤한 맛(10대). 모닥불을 피워놓고 사라져가는 낮과 젊음을 아쉬워하면서 청춘의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하며 보내는 여름 밤의 끈적끈적한 맛(20대). 눈발만 날리는 심심한 겨울밤을 못견뎌하는 친구로부터의 전화를 받고 뭐 좀 심심풀이 땅콩같은게 없을까하는 호기심에 찾아간 친구네 집의 서늘한 거실에서, 장작불 앞에 둘러 앉아 시려오는 등짝의 짜리함과 화끈거리는 가슴팍의 양면성을 인간의 두가지 얼굴로 이해하며 연설을 하는 친구의 개.. 2020. 11. 20.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7- 김광석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연재를 처음 시작할 때엔 수 많은 대중 가요 중에서 가을에 생각나는 노래 몇 곡 선정한 다음 나의 추억과 맛물린 이야기와 그동안 정리해 놓은 노래 이야기를 엮어서 이 가을을 따뜻하게 보내고자 하는 목적이 첫째요 내가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가수들의 이야기를 알리려는 것이 그 다음이었다. 글을 쓰면서, 그 동안 부를 기회가 없어 잊고 있었던 노래를 들으며 행복했던 것도 사실이었고... 쓰다보니 내 위주가 되어버려 다른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이긴 하나 내 스타일이 아닌 노래,이를테면 패티김의 ,김상희의 , 최헌의 같은 노래는 건너 뛰고 말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자라난 때가 통기타 시절이어서 위의 예로 들은 노래를 많이 부르지 않았던 것이 이유가 되겠다. 이 글이 주관적이 될 수.. 2020. 11. 16.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6-김의철 <마지막 교정> 추억은 잘 말리면 얼큰한 찌개가 된다. 대충 말려도 먹는덴 지장이 없지만 깊은 국물맛은 우러나지 않는다. 개인의 사사로운 지나간 흔적에 불과한 영상들을 맛깔나게 우려내기 위해선 그리고 추억이란 그물로 낚아내기 위해선, 먹음직스런 곶감이 탄생하기 위해 적당한 햇빛과 바람과 정성이 필요하듯, 몇가지 각색들이 필요하다. 옛날의 뛰놀던 금잔디라는 동요를 부르면서 '예전에 금잔디가 어디 있었나,그냥 잡초밭이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뚜껑을 열어버린 콩나물 국처럼 추억은 비릿해진다. 수십번도 더 불러본 나훈아의 노래 가사처럼 고향의 물레방아는 아직도 돌고 있다고 생각해야 군침이 도는데,이끼만 잔뜩 낀 아랫 동네 김씨네 방아갓을 생각한다면 일찌감치 밥숟가락 놓는게 상책이다. 학창시절로 채널을 돌려도 맛을 내기 위해선 정.. 2020. 11. 10.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5-김민기 <가을 편지> 한바탕 가을 눈(雪)에 곤혹을 치룬 캘거리안들의 입에 날씨 이야기가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주렁주렁 달려있다. 차라리 편지나 쓰지. 외로운 여자에게 또는 헤메인 여자에게 아니면 모르는 여자에게... 그렇게 쓰고 지우고 다시 쓰던 편지를 더 이상 쓸 수 없음인가? 겨울로 변신했다가 다시 가을이 되어버린 철없는 계절의 장난에 흔들려 더 이상 연필이 손에 잡히지 않음인가? 노래로 대신 편지를 써보자.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메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최양숙은 서울대 음대.. 2020. 11. 2.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4-이용 <잊혀진 계절> 이제 다음의 노래를 언급하지 않으면 안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무슨 명절이 된듯한 10월의 마지막 날에 반드시 들어줘야만 되는 노래. 이용의 . 뭘 잊어버렸는지 한 번 감상해 보자.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은 내 취향의 노래는 아니지만 이 곡을 선곡한 건 10월의 마지막을 이 노래를 들으며 다같이 지내야만 되는것 아니냐는 일종의 의무감(?)이 많이 작용했다. 그 보다 좀 재미있는 건 원래 가사는 9월인데 10월로 바뀐 사연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추려보면 1980년 9.. 2020. 10. 30.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3 -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꺼야 산울림. 팝송에 비해 깔보고 있던 한국의 대중 음악에 대한 나의 생각을 뒤집기로 한판승을 거둔 세 명의 김씨 가수. 그래서 세계는 넓고 내가 아는 것은 좁쌀만큼도 안된다는 걸 산을 아름답게 울려서 알게 한 고마운 사람들. 가을에 불러 보는 노래에 를 굳이 집어 넣은 이유는 역시 산울림을 말하기 위함이다. 가을과 관련된 산울림의 노래가 있기는 있다. '소슬 바람 가을에 그댈 만났지..'로 시작되는 가 그것이지만 난 산울림을 만난 그 해 겨울을 말하고 싶다. 1978년 초로 기억되는데, 내 동생이 사온 한 장의 음반,. 중학생 시절부터 즐겨 부르던 나 류의 통기타 음악 또는 서투르고 여린 고등학생의 감성을 어루 만져주는듯한 감미로운 팝송에 빠져 있던 내 음악 세계를 뒤집으며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듯 영혼을 뽀.. 2020. 9. 25.
가을에 불러보는 노래 2 8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중에서 조용필과 이문세를 빼놓고 말한다면 할 말이 별로 없다. 가을 노래 두번째로 택한 가수가 이문세.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얼룩진 시대를 살았던 젊은이들의 가슴을 그들의 언어로 따뜻하게 위로한 이문세와 고(故)이영훈을 이 시간에 잠시 추억하는 것도 가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이 글의 주제가 가을에 대한 노래이기에 이문세와 이영훈이 같이 작업한 그들의 탁월한 앨범인 (난 다 샀다)을 다 이야기 할 수 없는것이 많이 아쉽지만.... 가을과 관련된 이문세의 노래 중에 생각나는 것은 '가을이 오면'과 '시를 위한 시'인데 '가을이 오면'은 그 가사 중에 '가을'을 빼고 '봄'을 바꿔 넣어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가을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 사랑하는 감정을 가을에 끼워 맞춘 .. 2020.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