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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는 것들98

강(江) 1 강(江) 1 물러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돌아가는 법은 도무지 모른다 흘러갈 뿐이다 강 같은 평화니 강 같은 의젓함이니 얘기하지만 똥, 오줌, 쓰레기 마셔보고 오라 참을만하면 같이 가도 좋다 바다를 만날 꿈을 말하지만 강도 바다도 보이는 건 하찮다 그저 흐를 뿐 그렇게 흘러가다 만나면 없어질 뿐이다 강처럼 살지 말고 네가 강이 돼라 강 같은 평화보다 너의 평화가 좋다 흘러간다는 건 멈추지 않는다는 것 멈추면 똥 된다 썩는다. (사이) 썩기 전에 누군가 마시고 강으로 가지 말고 하늘로 올라갔으면 해. Pixabay로부터 입수된 sabi hyang님의 이미지입니다. 2023. 7. 30.
시작은 연애편지 대필 시작은 연애편지 대필 “철수야 놀자” 친구들이 제 이름을 부르며 놀자고 합니다. 전 대꾸조차 안 합니다. 그런데 또 “철수야 놀자….” 귀에 익은, 아니 언제나 듣고 싶었던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절 부릅니다. 국민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국민대표 이름 ‘철수’는, 그러나 딱 한 사람 ‘영숙’씨가 불러야 달려갈 수 있습니다. 제 이름 ‘철수’는 영숙 씨가 불러야 온전히 제 것이 됩니다. 어쩌고 저쩌고 ……………………………” 이 수경(수경은 전투경찰 대원의 최상 계급으로 육군의 병장에 해당)은 첫 문장을 읽으며 대단히 흡족해했다. “짜식, 제법이란 말이야.” “야, 근데 너무 내 것 같지 않아서 말이지… 좀 걱정되네.” “아! 참, 이 수경님! 여자들은 일단 좋은 문장이 가슴에 들어오면 그걸 누가 썼는.. 2023. 7. 28.
(시)종로 기러기, 캐나다 기러기 종로 기러기, 캐나다 기러기 젊은 기러기들은 충돌하는 법이 없다 마법사들의 비행처럼 흔적도 없다 몰려오는 것들과 사라지는 것들은 층을 이루어 퇴적되지만 역사화되지 않는다 대낮엔 최루탄, 돌멩이와 쇠주병들이 공중에서 맞짱뜨며 짖어댔지만 저녁 무렵 종로서적 앞은 바글바글해도 멍멍거리진 않았다 만남과 헤어짐만 퍼덕거리다 가라앉을 뿐. P가 부르면 J는 손을 흔들어 부재를 부정하고 K 또는 다른 알파벳 중 하나가 자리를 채우면서 기러기들의 비행법을 이어간다 Y는 Y'가 된 L과 비행하기 위해 서둘러 나왔다가 책을 한 권 사고 L을 부르고 부재는 부정당하고 쌍을 이루어 까만 종로 바닥을 하얗게 비행하다 내일의 수류탄(?)이 될 지도 모를 쇠주를 까고 여기저기 헤어짐이 먹물처럼 퍼진 종로 바닥에 '사뢍한돠'를 토한.. 2023. 7. 26.
모래 모래 얼마나 굴렀을까 버려진 걸까? 흔들린 걸까? 아직 남아 있다는 건 살아야 할 이유 (여기까지 2021년 1월 5일 초안) 버티다 더 구를 수도 구르다 더 날아갈 수도 날아가다 사라질 수도 그런데 아직 남아 있다네 (여기까지 2022년 11월 24일) 2022. 11. 24.
뭉치와 공원 산책 하늘이 너무 멋진 오후 아내와 뭉치하고 집 뒤에 있는 공원 산책 다녀오다 2022. 11. 21.
캘거리 토끼 캘거리 토끼는 회색빛을 띠면서 귀가 유난히 길고 눈이 튀어 나와서 이쁘다는 느낌은 안 듬. 뒷 공원에 득실 거리고 가끔 집 안에 들어와 풀도 뜩고 토끼 똥도 여기저기 남겨놓음. 사람이 와도 안 도망가고 슬쩍 자리만 피함. ㅎㅎㅎ 2019년,2018년 사진을 같이 올림 2022. 11. 20.
하얀 오후 하얀 오후 멍하니 구름을 본다 빠르게 사라지는 깊은 침묵들 다시 뭉치지만 하얗게 토한다 바람, 소리 멈추고 토한 자국 지운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옹이들이 옅은 자국 위로 보인다. 갈 수 없는 나라 푸른 안개 황홀하게 없어진 것들 초라하게 남아 있는 나 포개졌다 흘러간 구름처럼 사라지는 건 어렵지 않아 사라지는 걸 보는 게 어렵지 구름이 다시 뭉친 건 옹이를 지우려던 흔적들이 구름처럼 얼룩진 내가 보이니까 빗방울이 똑 똑 링거처럼 몸 안에 들어오고 있는 하얀 오후. (초본 2019년 5월 15일) 2022. 11. 16.
산이 쓴 시 시를 쓰려고 산에 오르다 산이 쓴 시를 만났다. '산다는 건 버티는 거야' 눈이 도로를 휘돌아 달린다. 휘청거리는 차 흔들리는 마음 '뿌리를 더 내려' 눈빨이 자동차를 휘감아 흔든다. 발이 무겁거나 너무 가벼워서 허우적대거나 산이 쓴 시를 바람처럼 맞고 왔다. 눈사람처럼 덮고 왔다. 산 속에 심고 왔다. ============================== *산이 시가 되어버린 1월 1일 1번 하이웨이는 온통 눈이 흘러 다니고 조금 더 깊숙히 뿌리 내린 나무들...... 2022년은 하루하루가 시가 되면 좋겠다는 짧은 시 하나. 2022. 11. 10.
송골매,잔나비 <세상만사> 가제트가 주로 올리는 가요들이 발라드 위주라 가제트가 발라드를 매우 좋아하는 줄 아시겠지만 그건 사실임 ㅋㅋㅋ 그러나 가제트가 좋아하는 음악은 매우 다양해서 헤비메탈부터 롹 그리고 발라드와 재즈까지 그 폭이 넓다고 하겠다 오늘은 롹을 하나 올려볼까나. 학창 시절 전자 기타 빌려서 칠 때 많이 모방했던 그룹이 송골매 그 중에서 기타 리프(riff)가 간단하지만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곡이 바로 . 그룹 는 그룹 시절에 제 2회 대학 가요제에서 부른 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를 항공대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발표한 1집 타이들이 바로 ! 송골매로 활동할 당시에 나온 , ,등도 가제트가 좋아하고 자주 따라 불렀던 곡들. 가사들이 때묻지 않고 순수한 그런 느낌이면서 꽤 철학.. 2022.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