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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는 것들/자작시

강(江) 1

by 가제트21 2023. 7. 30.

강(江) 1

 

물러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돌아가는 법은 도무지 모른다

흘러갈 뿐이다

 

강 같은 평화니

강 같은 의젓함이니 얘기하지만

똥, 오줌, 쓰레기 마셔보고 오라

참을만하면 같이 가도 좋다

 

바다를 만날 꿈을 말하지만

강도 바다도 보이는 건 하찮다

그저 흐를 뿐

그렇게 흘러가다 만나면 없어질 뿐이다

 

강처럼 살지 말고

네가 강이 돼라

강 같은 평화보다

너의 평화가 좋다

 

흘러간다는 건 멈추지 않는다는 것

멈추면 똥 된다

썩는다.

 

(사이)

 

썩기 전에 누군가 마시고

강으로 가지 말고 

하늘로 올라갔으면 해.


Pixabay로부터 입수된 sabi hyang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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