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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는 것들/자작시

겨울의 뒷모습

by 가제트21 2022. 10. 30.

Pixabay로부터 입수된 David Mark님의 이미지 입니다.

겨울의 뒷모습

 

 

뒷모습에 새겨진 그림자는 걸을 때마다 뒤척인다

등이 휘어지면 솔기가 삐져나오고

어깨가 내려오면 겨드랑이 비어 가고

무릎이 꺾이면 주름이 늘어간다

 

허전한 뒤꿈치가 보여주는 허물어진 과거의 영광

동장군의  위용은 어데 가고 흰머리 할배만 초라하게 흔들리는가

 

굽은 등 뒤에선 녹는 소리

힘들게 돌아보니

흩어진 채 검게 그을린 잔설들!

눈길이 주저앉는다.

 

따뜻해서 오히려 낯선 풍경!

떠밀리듯 다시 돌아서서

간다.

가도 아주 가진 않고 반 걸음만

그 반에 반 걸음만

햇빛 속으로….

 

주:이 시는 수필 <봄보로봄봄 봄 봄>의 반대편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서 본 그림입니다.

 

(초본:201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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