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오후
멍하니 구름을 본다
빠르게 사라지는 깊은 침묵들
다시 뭉치지만
하얗게 토한다
바람,
소리 멈추고
토한 자국 지운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옹이들이
옅은 자국 위로 보인다.
갈 수 없는 나라
푸른 안개
황홀하게 없어진 것들
초라하게 남아 있는 나
포개졌다 흘러간 구름처럼
사라지는 건 어렵지 않아
사라지는 걸 보는 게 어렵지
구름이 다시 뭉친 건
옹이를 지우려던 흔적들이
구름처럼 얼룩진
내가 보이니까
빗방울이 똑 똑
링거처럼 몸 안에 들어오고 있는 하얀 오후.
(초본 2019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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