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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밑줄긋기29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에서 아주 푸른 밤 당신이 맘에 든다. 내가 누군가를 맘에 들어한다는 것은 푸른 바다 밑, 심연 속으로 당신을 끌어내리고 싶어한다는 것. 그러면 당신은 눈을 뜨고 나를 보는지 아니면 두려움에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마는지 실험하고 싶은 것. 그러니까 다시 말해 고속도로에서 속력을 내면서 옆자리에 앉은 당신에게 키스를 하고자 했을 때 당신이 나를 따라 눈을 감는지 아니면 두려워 정면을 보고 있는지 알고 싶은 거다. 칠레에서 서른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달려야 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지도 않아 버스 안에서 죽겠구나 싶었지만 대여섯 시간을 잠으로 흘려보낸 뒤 문득 올려다본 파란 밤하늘 덕분에 일순간 모든 것이 괜찮아졌다. 빈 옆자리의 의자도 내가 앉은 의자처럼 뒤로 눕힌 다음 몸을 비스듬히 눕혀 밤하늘을 올.. 2020. 2. 9.
류진희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중에서 자주 전자책을 다운받아서 읽는데 오래 전에 가입했던 경기도 사이버도서관을 이용한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위 사진의 이다. 그래서 밑줄 친 기록만 내 셀폰 노트에 저장되어 있고 책 사진은 없다. Anyway, 그 중 몇 군데 밑줄 친 문장들을 소개하면 ======================================== ♠영국의 시인이자 작가인 비비언 그린이 말했습니다. ‘인생이란,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206page 태풍 속에서 춤추는 법 중에서) (가제트의 밑줄 긋기---작가는 춤 추는 것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것 같다. 더군다가 빗 속에서라니.... 하긴 그게 인생일지도 모른다. 뮤지컬 Singing in the r.. 2020. 2. 5.
유발 하라리-사피엔스 이 책은 너무 많은 밑줄을 그어서 글쎄.. 다 옮기기는 무리라고 생각. 되는 대로 올릴 예정.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사피엔스에 합병된 것이 아니라면 이들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의 가능성은 사피엔스가 이들을 멸종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마주친 결과는 틀립없이 역사상 최초이자 가장 심각한 인종청소였을 것이다 (p 38) 가제트 밑줄: 사피엔스의 사회성이 높아서 그랬을까? 아니면 이종 교배? 사피엔스+데니소바 의 가능성은?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 (p 41 가제트 밑줄: 언어가 아니라 사회성이 아닐까?) 3만 년 전 전형적인 수렵채집인이 손에 넣을 수 있는 달콤한 식품은 오직 하나, 잘 익은 .. 2020. 2. 4.
이외수 "하악하악" 중에서 "하악하악" 이런 특이한 책 좋다. 짧은 경구(경구라기엔 좀 애매하긴 하나, 아무튼)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꼰대티 내지않고 졸라 재미있다. 내가 추구하는 바다. 워낙 이외수의 문체를 좋아했다. 만 구매해서 읽었고 다른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왠지 이 책 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서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받아서 읽었다. 많은 장들이 밑줄치고 싶은 글들로 도배되어 있지만 그 중 하나를 골랐다. "조낸"이란 부사가 조낸 맘에 들어서 ㅋㅋㅋ 2020. 2. 3.
이병률 산문집 <끌림> 중에서 "열정" 열정이란 말에는 한 철 태양이 머물다 지나간 들판의 냄새가 있고,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 무언가를 끼적이는 청년의 눈빛이 스며 있고, 언제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타고 떠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 한 장에 들어 있는 울렁거림이 있다. 열정은 그런 것이다. 그걸 모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둠에 놓여 있는 상태가 되고, 그걸 갖지 아니하면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낯선 도시에 떨어진 그 암담함과 다르지 않다.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 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 2020. 1. 31.
이병률 여행 산문집 < 내 옆에 있는 사람> 중에서 다리 위에는 포장마차가 하나 있었다. 멀리서만 봐도 두근거리는 불빛이 일품인 곳이었다.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렸다. 미화 레코드의 선배도, 대학 친구도, 그리고 한때 만났었던 인연도. 새벽이 오고 첫차가 다닐 때가 되면 가끔은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던 일행과 버스를 타고 양수리까지 내달렸다. 강물 위로 해가 오르는 것과 햇살이 내려앉는 것을 차례로 본 다음 다시 버스를 타고 꾸벅꾸벅 졸면서 돌아와 시 수업 강의실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상하리만치 혼자 오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던 포장마차였다. 어떻게 혼자 술을 마실 수 있을까. 그것이 궁금한 나머지 혼자 포장마차에 들어가 술을 마셔본 적이 있는데 꽤 고통스러웠다. 혼자 마시는 술은 이상하리만치 쓴맛이었으며 궂었으며 금방 취하기까지 했다. 혼자 마.. 2020. 1. 30.
최진석 <탁월한 사유의 시선> 중 철학을 한다는 것은 이전의 철학자들이 남긴 체계적 이론을 습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철학은 이미 있는 철학적 지식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철학적 이론이 생산될 때 사용되었던 그 높이의 시선에 함께 서보는 일입니다. ===================================== 철학을 순전히 책과 토론으로만 접하고 익혀서 잡다하게만 알고 있지 전혀 체계가 잡히지 않았는데 이 책을 단숨에 한번 읽고 다시 정독하면서 이렇게 자신만의 체계를 잡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책. 철학자들이 봤던 그 "높이의 시선"이라는 단어에서 한참을 머물렀음. 즐겨 읽었던 실존주의자들 특히 키에르고로께(난 이렇게 불렀다. 그래야 친근감이 느껴지므로), 니체 그리고 반증의 원리를 제시한 칼 포퍼등의 시선에 서보는 것이 아.. 2020. 1. 29.
요한과 더불어 첫번째 산책-<게바라 하리라> 중에서 일본의 배우이자 저명한 여성 작가인 구리하마 고마키 여사는 배우와 정치가를 다음과 같이 비교하였습니다. "배우는 막이 내리면 모든 것이 끝나지만 정치가는 연설이 끝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그 때부터 말 한 대로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가가 코미디언처럼 보이는 것은 정작 중요한 뒷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왜 정치가들이 세인의 비웃음을 받고 있습니까? 말한 대로 실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교회와 크리스쳔들이 조롱받고 있습니까? 말씀대로 살아가는 진리의 반석이 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이름만 게바일 뿐 진리의 반석으로 살지 않았을 때 그는 대중 앞에서 주님을 세 번씩이나 부인하는 코미디를 연출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진리의 반석이 되고자 자신의 삶을 던졌을 때 갈릴리의 무식한 어.. 2020. 1. 28.
로마인 이야기 6(팍스 로마나)-귀골 그리고 처음 아우구스투스는 정치가로서는 카이사르보다 완벽하고 적절한 자질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가 많다. 나중에 역사가 타키투스가 평했듯이,아우구스투스는 유일한 승자가 된 뒤에도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오랜 시간을 들여 한 가지씩 권력을 수중에 넣어 결국 모든 권력을 장악한" 반면, 카이사르는 유일한 승자가 되자마자 당장 종신 독재관에 취임하고 억지로 혁명을 추진한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이 차이를 첫째는 두 사람의 성격 차이,둘째는 카이사르가 54세에야 비로소 '혁명'을 시작할 수 있었던 반면에 아우구스투스는 33세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는 연령 차이,셋째는 카이사르 암살에서 교훈을 얻은 아우구스투스가 절대로 죽음을 당해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갖게 된 점에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여기서 또 한가지 .. 2020.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