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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밑줄긋기

이문구 산문집-<나는 남에게 누구인가> 중에서

by 가제트21 2020. 3. 12.

표지 1997년 5월 15일 발행 (도서출판 엔터)

작가 이문구

현대 작가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인 중에 한 분이시다.

물론 그 분의 탁월한 문체도 한 몫을 했지만, 나와 써클(이 놈의 써클은 자주도 나온다) 동기인 여학생의 외삼촌이기도 했다. 그 동기와는 그래도 잘 지내곤 했다. 지금은 미쿡에 살고....

그러니까 아문구님의 여동생이 둘이 있는데 그 중 한 분의 딸인 셈이다.

암튼 그래서인지 그 분이 다른 문인들 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 건 사실이다.

 

<관촌수필>, <내 몸 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 왔다>, <매월당 김시습>을 읽었지만

위의 책은 안 읽은 책 중에 하나인데 미쿡가는 친구 배웅하러 갔다가 책이 눈에 띄어서 빌려서 보게 되었다.

 

주로 잡지나 신문 등에 기고한 글들을 묶은 책이라 짧은 산문들이어서 그동안 보여준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문체는 많이 눈에 뜨지 않지만 그러나 역시 이문구였다.

단지, 밑줄을 그을 만한 것들은 눈에 뜨지 않았을 뿐.

아래의 단락은 나에게도 해당되어 워드에 입력하였고 이 곳에 옮겨왔다.

 

<끝장이 없는 > 중에서

….

그러나 독서에는 종내 끝장이 있을 수가 없다.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은 모르는 것도 그만큼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며,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는 것도 그만큼 많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 그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바로 독서일진대 독서에 있어서는 끝장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독서에 부지런한 축이 아닌 것이다.

…..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독서에 게으른 것인가. 이유는 뻔하다. 모르는 채로 지나가거나 겉만 알고 넘어가더라도 요샛사람으로서 그리 흠이 아니련만, 툭하면 떠들썩한 쪽으로 한눈을 팔거나 딴전을 보는 바람에 좋은 책이 나와도 얼핏 눈에 뜨지 않고, 좋은 책이 눈에 띄어도 얼른 손에 넣지 않고, 좋은 책을 손에 넣고도 붙잡고 읽을 시간을 빼앗기기 마련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괄호 속에 반성이라는 말을 넣는다.

….

(p 155)

 

 

(가제트 밑줄긋기) 창작과 독서로 시간을 보내시는 분이 '반성'이라니

나는 '석고대죄'를 해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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