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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는 것들/수필,꽁트,기타

퀴즈광

by 가제트21 2022. 10. 27.

퀴즈 

 

 

어릴   놀이기구는 구슬,딱지,팽이,자치기,나무  싸움   시절 흔히   있던 것들 이었다.물론 그런 놀이 기구 없이도  따먹기오징어  연탄재 발로 차기남의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기 바꿔 먹으러 고철 찾아 하루 종일 돌아 다니기 등을 통해 야외 활동(?) 어두컴컴할 때까지  것도 물론이다.

 

풍족했던 어린 시절에는, 저녁이면  동네 사람들이 우리  마루에 모여 TV 드라마를 시청하고 철딱서니 없게도 홀로 안방에 길게 모로 누워 편안하게 TV 시청을 했었다집이 쫄딱 망하고 나선 TV 없어지고 그런 재미도 사라졌다

 즈음그러니까 초등학교 4학년 이후부터는 집에 들어 와서 숙제를 후다닥 해치우고 야외 활동을하다가해자 져서 집에 들어오고 나면 딱히  일이 없었다 하면 재미있을까? 집안을 뒤지다 발견한 것이 노란색 표지의 동아 백과 사전이었다. 기억으로는 1967년인가 그렇게 표지에  있었던  백과사전 뒤지기가  이후로 집안에서의 놀이  하나가 되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 까지 뒤적였으니 세상의 궁금증은 거기서  찾은  같았다.

 

초등학생 때는 주제를 정해 보는 것이 아니라 페이지를 휘리릭 넘기다가 손이  멈춘 곳에서 이것 저것 보는 수준이었다나중에는 주제를 정해서-이를테면 2 세계 대전  -연관 검색을 하기도 했다상식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  도움이 안되는 것들도 백과 사전을 뒤지다 알게 되었고 그냥 외워버리곤 했다.지금도 기억나는   하나가  성씨별 인구 순서 같은 것인데 

적어보면  ,,,,,,,,,,,,,,,,,,,,,,,….” . 물론 60년대 인구를 기초로  것이라서 지금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수업이 일찍 끝난 고등학교 1학년 어느 , 뭘하며 놀까 고민하다가 당시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장학 퀴즈’ 녹화 방송을 친구들과 보러 갔다지금의 경희궁   MBC 공개 녹화장 안에서는 우리 학교 선배가 다른 학교 학생과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잘난 체를  하면내가 아는 문제들을  2,3,학년 선배들이  모르거나 틀리는 거였다 답은 백과 사전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 것이었다작은 목소리로 친구들에게 정답을 말하고 아무도  맞추고 사회자가 정답을 말하면 친구들이 !’하면서 놀라는 것이었다 때부터  프로그램은 나의단골이 되었고 퀴즈 푸는 맛에  빠지기 시작하였다. 백과 사전 들추기가 계속 되었음은 물론이다.

 

'장학퀴즈'를 시청할 때마다  점수를 확인해봐도 매번 괜찮은 결과가 나와서 도전자로 참가하는 것도 고려해 봤다하지만  때는 마이크 울렁증이 있어서  자리에 앉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식은 땀이 났다. 깨끗히 포기하고, 방송만 열심히 보면서 퀴즈 푸는 것을 즐기기만 했다.

 

MBC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퀴즈 아카데미 시작했을 때는 내가 이미 대학교를 졸업한 후였다.  명이 짝을 지어 대결을 벌이는 구성인데 대학생 대상이라 그런지 수준이  높았다물론  수준도 크게 추락하지는 않은  했다

결혼,약혼  회갑 등의 사회를  경험이   있어서  마이크 울렁증은 극복했지만 참가 자격은 이미 사라져 버린  오래였다

그러나 즐겁게 문제를 풀었고 몰랐던 것은 머리 속에 집어 넣으면서 언젠가는 퀴즈 대회에 나가봐야지 하는 꿈만 간직하고 있었다.

 

이민 준비를 시작할 즈음이던 2000년인가에 일반인 대상의 퀴즈가 TV 등장했으니 생방송 퀴즈가 좋다였다 회부터 방송을 보기 시작했다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10단계까지 풀어야 하는 유형인데대부분 7,8단계까지는 문제를 풀었던  같았다   5단계 이하에서 문제를   적은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하게   있어서   나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청을 했는데 신청자가 많았던지 나오라는 연락이 없었다그런데 신청을 시작하고 나서는 퀴즈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느낄  있었다 전에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퀴즈를 즐기면서 보는 것이었다막상 신청을 하고 나서는 퀴즈를 푸는 것보다  단계를 올라가면 상금이 얼마인가 상금으로 무엇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문제를 푸는 즐거움보다  그대로 상금에 눈이 어두워져  것이다.

 

 와중에 이민이 결정되어 결국  번도 나가보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야 되었지만  느꼈던 심정은  오래도록 머리 속에 남아 있었다상금이란 것이돈이란 것이 결국 이런 식으로 사람을 지배하는구나 라는 생각상금은 실적에 따른 보상으로 중요하다그러나  보상이 문제 푸는 즐거움을 덮을 만큼 커버린 것이다내가 즐기는 즐거움이  앞에 허물어져 갔던 기억은 나를 돌아   있게 만들었다.

 

 

여전히 퀴즈 푸는 즐거움은 나를 설레게 한다아직도 인터넷을 통해 도전 골든 ’  퀴즈 프로그램을 즐겨본다예전만큼 많이 맞추지는 못하지만 역사 문제등에서는 아직 기억력이 도와주곤 있다.예전의  일로 상금에 대한 것은 아예 잊고 본다그럴수록 퀴즈 푸는 재미는  쏠쏠해 진다.

 

생방송 퀴즈가 좋다 이미지(출처 mbcc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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