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 불합격, 그 후 불합격, 그 후 “전투경찰이었다고 써있는데, 그러면 모든 상황은 다 똑같다고 치고,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그래도 데모를 하겠는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대답을 해야 했다. 맑았던 머릿속이 하얗게 변색되도록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면접관의 눈초리는 독수리처럼 나를 잡아먹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더불어 입술은 독수리 앞에 놓인 시체처럼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3년간 준비했던 5급 공무원 시험을 어머니의 장기 입원으로 깨끗하게 정리하고 나서, 당시 내 나이로 칠 수 있는 유일한 대기업인 H그룹 Y 증권의 신입사원 공채를 봤다. 다행히 그동안 죽기살기로 공부한 때문이었는지 필기시험은 무사히 넘겼고 면접에서도 별 탈 없이 질문과 대답을 잘 이어갔다. 그러나 중앙에 앉아 묵묵히 서류만 검토하.. 2020. 2.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