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1 허수경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중에서 <강> 강 허수경 강은 꿈이었다 너무 먼 저편 탯줄은 강에 띄워 보내고 간간이 강풍에 진저리치며 나는 자랐다 내가 자라 강을 건너게 되었을 때 강 저편보다 더 먼 나를 건너온 쪽에 남겨두었다 어는 하구 모래톱에 묻힌 나의 배냇기억처럼. 허수경 시집 중에서 ===================================== 강은 흐른다. 그래서 비유가 된다. 시가 되고 역사가 되고 기도가 된다. 강은 아득하다. 그래서 고향이 되고 어머니가 된다. 강을 바라보고 한 시간만 앉아 있어도 강이 된다. 내 호가 설강인 까닭이다. 강 연작시만 10편을 썼다. 허수경 시인에게 강은 떠나온 고향이다. 독일과 한국은 강의 이편과 저편이었을까? 2018년에 작고한 시인. 소설가 김영하하고도 친했다고 한다. 이 시는 오래도록 내 .. 2020. 2.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