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부리 박사1 봄을 갈아 마시는 방법 봄을 갈아 마시는 방법 동작 그만!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동작 그것밖에 못하나!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일어서. 대가리 박아! 조교는 “박아”에서 “아”를 유난히 강조했다. 거의 악을 쓰듯 내뱉는 조교의 벌어진 아가리를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주 잠깐. 대가리- 빡빡머리와 철모가 일체가 된 까맣게 그을린 목 위의 물체-를 땅에 박으니 땀이 눈으로 들어오고 푸른 하늘이 가랑이 사이에서 깜박거렸다.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를 부르고 싶은 나의 아가리는 조교의 명령대로 ‘멋있는 사나이’를 부르느라 모가지 밑에서 악을 쓰고 있었다. 악을 써야 짧게 박고 더 악을 써야 서 있을 수 있는 세월이었다. 오월의 햇살은 ‘ㅅ’ 자로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주룩주룩 들어오고 있었고 땀은 군복으로 스며들면서 .. 2020. 5.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