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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보로봄봄 봄 봄 봄보로 봄봄봄 봄 매년 느끼는 거지만 캘거리에 상륙하는 봄 군대는 당나라 군대를 닮은 듯이 어수선하게 왔다가 흐느적대며 떠난다. 내가 지금까지 지켜본 그 상륙 작전의 전체적인 진행은 대체로 이렇다. 상륙 본진은 보통 3월 중순 혹은 4월 초에 작전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 본진이 오기 전인 1월부터 3월까지 특수 부대인 시눅팀이 서너 차례, 많으면 대여섯 차례 침투하는데 이 팀이 특공대인지 훈련병으로 구성된 것인지 헷갈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당나라 군대답게 미리 예고를 하고 나타나는 것도 그렇고, 로키 동장군이 지휘하는 막강한 겨울 군대를 우습게 보고는 무작정 진격을 하다가 맥없이 전멸당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가끔 훈련이 잘된 특공대가 급습해서 며칠을 버틴 경우가 있긴 하지만 영하(零下) 대대가 한니.. 2022. 10. 30.
봄을 갈아 마시는 방법 봄을 갈아 마시는 방법 동작 그만!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동작 그것밖에 못하나!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일어서. 대가리 박아! 조교는 “박아”에서 “아”를 유난히 강조했다. 거의 악을 쓰듯 내뱉는 조교의 벌어진 아가리를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주 잠깐. 대가리- 빡빡머리와 철모가 일체가 된 까맣게 그을린 목 위의 물체-를 땅에 박으니 땀이 눈으로 들어오고 푸른 하늘이 가랑이 사이에서 깜박거렸다.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를 부르고 싶은 나의 아가리는 조교의 명령대로 ‘멋있는 사나이’를 부르느라 모가지 밑에서 악을 쓰고 있었다. 악을 써야 짧게 박고 더 악을 써야 서 있을 수 있는 세월이었다. 오월의 햇살은 ‘ㅅ’ 자로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주룩주룩 들어오고 있었고 땀은 군복으로 스며들면서 .. 2020.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