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1 우린 어쩌면 우린 어쩌면 우린 어쩌면 바닷가를 걷고 있는지도 몰라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하던 곳 파도도 끝이라고 밀어부치는 경계선 그림자는 발끝에서 시작한다 모래를 만난 파도 몇 가락이 발가락을 치고 올라오다 맨 살에 데어 하얗게 구겨진다 발바닥이 뜨겁다 옆으로 걷는 게가 모서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발가락에 걸린다 게는 세상의 끝을 만난 것처럼 납작 엎드리고 나는 일용할 양식을 만나 구원의 작은 조각을 얻을 때 신(神)의 자비처럼 게를 놔준다 우린 앞으로 간다면서 게처럼 옆으로 걷는걸까? 어쩌면 그러다가 신의 자비를 만나 바위 틈으로 숨어 들어가 다른 세상의 처음을 읽는 모래 위 소라처럼..... 2020. 3.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