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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밑줄긋기

<정희진처럼 읽기> 2

by 가제트21 2020. 2. 19.

《세 가지 물음》 _ L. N. 톨스토이

 

며칠 전 어떤 사람이 내게 물었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나는 주저 없이 “엄마.”라고 대답했다. 그는 ‘답’이 아니라고 했다. “그럼, 나 자신?” “아니면 통찰을 주는 예술가?” 나는 계속 틀렸다. 답은 “지금 접촉하고 있는 사람.”이다. 톨스토이의 우화 〈세 가지 물음〉에 나오는 질문 중 하나다. 이 장편(掌篇)은 지혜를 찾는 왕이 각계 전문가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는 이야기다. 가장 소중한 때는? 가장 소중한 사람은?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지금 할 일은? 아무도 답하지 못했으나 왕이 체험함으로써 결국 스스로 깨우친다.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대개 자기 자신, 가족, 연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여기”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내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연락해줄 사람은 거리에서 처음 만난 이라도 지금 접촉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여기 없는 이’는 소용이 없다. 그런데 심지어 나는 돌아가신 엄마, 죽은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고 답한 것이다.

인간이 옆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하는’ 이유는, 시간(미래나 과거)을 매개로 한 권력욕 때문이다. 오지 않을 미래의 권력을 위해 현재 소중한 사람을 버리는 영화 속의 광해군이나 존재하지 않는 엄마와 과거에 살고 있는 나나, 어리석기가 한량이 없다. “지금, 여기”를 살면 소유 관념에 휘둘리지 않고 삶 자체를 누릴 수 있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1904년에 썼다. 그는 지금(present)이라는 불분명한 시대에 근대적 시간관의 불행을 이미 알았나 보다.

톨스토이의 단편은 그의 지혜만큼이나 넘치게 출간되어 있다. 최근 국내 최대 47편을 수록한 책이 나와서 사고 싶었지만, 참았다. “지금 접촉하고 있는” 책부터 읽기로

(178-181 page)

(가제트의 밑줄 긋기) "지금,여기"를 살면 소유 관념에 휘둘리지 않고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이 지금 접촉하고 있는 사람이다' 라는 답은 글쎄.....

소중하다라는, 그것도 '가장' 소중한 사람이 공간적으로 지금 접촉하고 있는 사람 일리는 없다. 그리고 문제가 생겨서 해결해 준다고 소중한 사람은 아니다. 그 사람은 '지금' '필요'한 사람일 뿐이다.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대략 짐작은 가지만 글을 이렇게 저돌적으로 쓰면 곤란하다.

가장 소중한 사람은 시간,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아야 진정 소중한 사람일 것이다.

멀리 있어도 내가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 같은 경우가 그렇다.

 

난 내 아내가 제일 소중하다. 내가 지금 접촉하고 있는 단골들보다...

 

Gmarket에서 가져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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