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니1 점자(點字) 점자(點字) 이제 점자를 배워야 할까 봐 오마니 담담하게 말씀하시네 낼모레면 떠날 아들 김 나는 밥을 집어 넣다가 아무 말 못하네 점점이 내리다 뭉쳐버린 눈 뭉치들이 꾸역꾸역 기어가고 밥알들도 뭉쳐서 줄지었다 꼬부라졌다 점자를 만들려는지 도무지 내려갈 생각이 없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 보이는 걸 손에 의지하면 보고 싶은 걸 볼 수 있을까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려나 아들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는 오마니 눈이 점점 흐려지고 밥알들은 ‘ㅇ’, ‘ㅓ’ 그리고 ㅁ’을 만들었네 보이는 것들은 안 보이는 것들과 안 보이는것들은 그들끼리 엄마와 아들은 단둘이 그렇게 살다가 눈이 다시 오고 눈끼리 뭉쳐서 세상이 환해지면 안 보여도 볼 수 있을 그 날이. 밥알들이 ‘ㅁ’ 그리고 ‘ㅏ’를 만들었네 아들 얼굴을.. 2022. 1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