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1 믿는 도끼 믿는 도끼 Ⅰ 날(日)들을 새어 날 하나를 세운다 낯이 수척할수록 날은 예리해지고 자루를 잡은 손에 믿음이 스며든다. 숲 속의 나무들 가운데서 곧은 나무만 도끼의 은총이 허락되니 나무 허리에 번쩍, 안수한다. Ⅱ 번쩍임에 눈이 팔리면 발등이 찍힌다. 나무 대신 사람이 쓰러지고 많은 날(日)들과 믿었던 날을 바다에 버린다.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듯(因地而倒 因地而起)[1] 도끼에 찍힌 자 다시 도끼를 만든다. 다른 날(日)들이 새로운 날을 세운다. Ⅲ 찍어도 다시 자라는 나무들처럼 찍혀도 다시 세우는 민초들의 서러운 믿음처럼 믿는다는 건 찍혀도 다시 자루를 잡는 것. 찍힘과 찍음이 도끼 자루에 깊숙이 파여 있다. Ⅳ 수 없이 찍힌 배와 찍은 바다 사이에 파도에 절인 선원들이 있다. 수 없이 찍.. 2022. 10. 30. 이전 1 다음